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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디세이 아이맥스 포스터 - 크리스토퍼 놀란

영화 오디세이 · 2026년 8월 5일 국내 개봉 · 출처: 글로벌경제신문

전 세계 스크린의 1%에 불과한 아이맥스관이 오디세이 첫 주말 전체 매출의 20%를 가져갔습니다. 이 숫자를 처음 봤을 때 저는 한참 멈칫했습니다. 1%가 20%를 가져간다는 건 단순히 비싼 표가 잘 팔렸다는 얘기가 아니니까요. 사람들이 아이맥스라는 이름 아래에서 전혀 다른 무언가를 사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그 '무언가'가 정확히 무엇인지, 제가 직접 겪어온 경험을 토대로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아이맥스의 역사, 그리고 내가 속았던 이유

아이맥스(IMAX)라는 이름은 이미지 맥시멈(Image Maximum)의 줄임말입니다. 여기서 이미지 맥시멈이란 말 그대로 한 대의 영사기로 낼 수 있는 최대 화면을 추구한다는 의미로,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에서 여러 대의 영사기가 자꾸 어긋나는 문제를 목격한 캐나다 영화인들이 발상을 뒤집어 만들어낸 개념입니다. 70mm 필름을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눕혀서 돌리는 독특한 방식으로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첫 상영작 타이거 차일드를 선보였고, 이후 토론토에 최초의 상설관이 문을 열었습니다.

그 후 30년 동안 아이맥스는 극장이라기보다 과학관이나 박물관에 붙어 있는 '시설' 같은 것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아이맥스를 경험한 곳도 63빌딩이었습니다. 학교 단체관람이었고 무슨 내용인지는 기억도 나지 않습니다. 다만 화면이 위로 끝없이 올라가서 고개를 뒤로 젖혀야 했던 것, 앞자리 아이들이 어지럽다고 소리 지르던 것은 아직도 선명합니다. 그때는 그게 특별한 극장이 아니라 그냥 신기한 구조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아이맥스는 전략을 바꿉니다. DMR(Digital Media Remastering)이라는 기술로 일반 영화를 아이맥스 포맷으로 변환해 상영하기 시작했고, 2008년부터는 기존 멀티플렉스 상영관을 개조해서 스크린을 조금 키운 뒤 디지털 영사기 두 대를 달고 '아이맥스'라는 이름을 붙여 파는 디지털 아이맥스 관이 생겨났습니다. 여기서 DMR이란 일반 해상도로 촬영된 영상을 아이맥스 포맷에 맞게 리마스터링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저도 동네 멀티플렉스에 아이맥스관이 생겼을 때 당연히 63빌딩의 그 화면을 다시 만나게 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웃돈을 얹어 예매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그냥 조금 큰 스크린이었습니다. 뭔가 속은 것 같은데 정확히 뭐가 다른지 설명할 수가 없어서 그냥 넘어갔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됐는데, 그때 제가 경험한 것이 바로 업계에서 '라이맥스(Liemax)'라고 불리기 시작한 그것이었습니다. 배우 아지 안사리가 "아이맥스 이름값 5달러를 빼달라"고 항의했다가 매니저한테 팝콘이나 들라는 대답을 듣고 블로그에 올린 사건 이후로 붙은 별명입니다. 아이맥스 측은 당시 "본질은 스크린 크기가 아니라 브랜드"라고 공식 답변했는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게 진짜 회사의 공식 입장이었다니.

  • 1967년 몬트리올 엑스포: 아이맥스의 개념이 탄생한 시점
  • 1970년 오사카 엑스포: 최초의 아이맥스 상영작 타이거 차일드 공개
  • 2000년대 DMR 기술 도입: 일반 영화를 아이맥스 포맷으로 변환 시작
  • 2008년 디지털 아이맥스 등장: 개조된 일반관에 아이맥스 브랜드를 붙이는 방식 확산
  • 2017년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 국내 최초 1.43대 1 듀얼 레이저 상영관 개관
요약: 아이맥스는 과학관 시설에서 상업 극장으로 확장하면서 '진짜'와 '가짜'를 같은 이름으로 팔기 시작했고, 많은 관객이 그 차이를 오랫동안 모른 채 지냈다.

1.43대 1이 의미하는 것, 화면비의 정치학

1.43대 1이라는 숫자는 처음 들으면 뜬금없어 보입니다. 영화의 화면비(Aspect Ratio)—즉 가로와 세로의 비율—는 영화가 스스로를 무엇이라 정의해 왔는가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1932년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1.375대 1을 표준으로 정했고, 이 비율이 무너진 건 텔레비전 때문이었습니다. 안방에 스크린이 들어오자 극장은 넓이로 차별화를 시도했고, 1953년 시네마스코프 방식이 도입되면서 2.35대 1의 와이드스크린 시대가 열렸습니다. 그 이후 지난 반세기 동안 '영화적'이라는 말은 곧 넓고 가로로 긴 화면을 뜻했습니다. 유튜브 영상에 위아래로 레터박스를 붙이면 왜 갑자기 영화 같아 보이는지, 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맥스의 1.43대 1은 이 흐름을 정면으로 거스릅니다. 거의 정사각형에 가까운 이 비율은 옆으로 눕지 않고 위로 솟아 있는 화면입니다. 핵심은 이 화면이 인간의 시야(Field of View)보다 크다는 데 있습니다. 시야란 눈을 고정한 상태에서 한 번에 인식할 수 있는 영역을 말하는데, 1.43대 1의 아이맥스 화면은 위아래로 이 범위를 초과합니다. 화면의 가장자리가 보이지 않으면 우리의 뇌는 그 프레임을 '액자'가 아니라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발터 베냐민은 1935년 논문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아우라(Aura)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여기서 아우라란 예술 작품이 지금 이 순간 단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권위와 신성함을 의미합니다. 베냐민은 필름이 무한히 복제될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아우라를 살해한, 원본 없이 태어난 최초의 예술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지금 오디세이를 아이맥스 70mm 필름으로 보기 위해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시네필들이 오디세이를 아이맥스 70mm로 보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고 보도했고(출처: 뉴욕타임스), 아이맥스 CEO도 "대륙을 건너서 팬들이 날아오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베냐민이 살해됐다고 했던 아우라가 복제 가능한 예술 안에서 다시 살아나고 있는 겁니다.

이 역설이 가능해진 건 크리스토퍼 놀란이 오디세이 전 장면을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입니다.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는 구동음이 너무 커서 동시 녹음이 불가능했고, 그래서 지금까지 대사 없는 스펙터클 장면에만 쓰였습니다. 놀란은 아이맥스에 요청해 차세대 카메라와 방음 기술을 새로 개발하게 했고, 마침내 카메라 앞에서 배우들이 대사를 주고받는 게 가능해졌습니다. 촬영 감독 호이트 반 호이트마가 소모한 필름만 210만 피트, 우리 단위로 바꾸면 640km입니다. 서울에서 부산을 넘어 강원도까지 깔 수 있는 길이입니다. 65mm 필름 한 프레임의 면적은 35mm 필름의 약 10배로, 디지털로 환산하면 18K에 달한다는 것이 아이맥스 측의 설명입니다(출처: IMAX 공식 사이트). 다만 제 경험상 이건 화질 수치의 문제라기보다, 화면의 가장자리가 사라지는 그 감각의 차이가 핵심입니다. 수치가 아니라 인식의 문제인 거죠.

요약: 1.43대 1 화면비는 관객의 시야를 초과함으로써 '액자'를 '공간'으로 바꿔 아우라를 되살리는 장치이며, 이것이 사람들이 비행기를 타면서까지 아이맥스 필름관을 찾는 이유다.

한국의 아이맥스, 용산 말고는 없다는 잔혹한 현실

국내 아이맥스는 CGV 독점 운영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디지털 아이맥스입니다. 2K 제논 영사기에 1.9대 1 화면비. 지난 10여 년간 국내 관객 대부분이 '아이맥스'라는 이름으로 경험해 온 것은 바로 이것입니다. 제가 동네 극장에서 웃돈 내고 봤던 그것이, 이미 해외에서 소비자 분노의 대상이 됐던 그 소형관이었던 셈입니다.

예외는 하나입니다.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 줄여서 '용아맥'입니다. 2017년 7월 개관했고, 1.43대 1의 초대형 스크린에 듀얼 레이저 영사기가 설치됐습니다. 개막작이 놀랍게도 크리스토퍼 놀란의 덩케르크였습니다. 이후 용아맥은 아이맥스를 제대로 경험하려는 관객들의 성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한계가 있습니다. 용아맥조차 70mm 필름 영사기가 아닌 디지털로 변환된 1.43대 1을 영사기로 쏘는 방식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오디세이의 원본, 즉 70mm 필름 그대로의 이미지를 볼 수 없습니다.

CGV 15관 이야기도 있습니다. 1.43대 1 스크린 크기로 지어졌지만, 처음에 도입하려 했던 GT 레이저 영사기가 무산됐습니다. 작년 12월 레이저로 리뉴얼됐지만 싱글 레이저가 들어왔고, 결국 지금도 1.9대 1 상영만 가능합니다. 1.43대 1짜리 스크린을 만들어 놓고 그걸 채울 영사기를 못 넣은 채로 운영되고 있는 겁니다. 스크린은 거대한데 위아래에 여백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제 경험상 이런 상황이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는 게 솔직히 허탈했습니다.

그러면 아이맥스 70mm 필름 상영관은 어디에 있을까요. 전 세계에 약 40여 곳, 그중 미국에 25개, 캐나다에 약 9개가 있습니다. 아시아에는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가장 가까운 필름 상영관은 호주 멜버른입니다. 일본도 없습니다. 선진 영화 시장이라는 일본조차 70mm 필름 상영관은 전무합니다. 이걸 알고 나서는 왜 외국 관객들이 국내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필름관을 찾아다니는지 완전히 이해가 됐습니다. 진짜를 보고 싶은 건데 진짜가 없는 거니까요.

광교, 동탄, 압구정, 대구, 왕십리, 일산, 울산, 인천 등 국내 다수 CGV 지점이 순차적으로 레이저로 교체됐고 부산 센텀시티에는 국내 두 번째 규모의 아이맥스관이 생겼습니다.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화면비로 보면 이 모든 것이 1.9대 1입니다. 스크린 수는 세계적으로 풍요로운 편이지만, 경험의 깊이로 따지면 국내에는 단 하나의 관, 용산밖에 없다는 것이 지금 한국 영화 인프라의 정직한 모습입니다.

요약: 국내에서 1.43대 1 아이맥스를 볼 수 있는 곳은 용산 아이파크몰 단 한 곳이며, 70mm 필름 원본 상영은 아시아 전역에 존재하지 않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용산 아이맥스랑 다른 CGV 아이맥스는 뭐가 다른가요?

A. 화면비가 다릅니다. 용산 아이파크몰 아이맥스는 1.43대 1의 초대형 스크린에 듀얼 레이저 영사기를 갖추고 있어 오디세이처럼 아이맥스 풀 포맷으로 촬영된 영화를 화면 잘림 없이 볼 수 있습니다. 반면 다른 CGV 아이맥스 지점들은 1.9대 1 화면비로 상영되기 때문에 1.43대 1로 설계된 영화라면 위아래 상당 부분이 잘려 나갑니다. 이름은 같지만 경험은 전혀 다른 상품입니다.


Q. 오디세이를 일반 상영관에서 보면 얼마나 손해인가요?

A. 오디세이는 전 장면이 1.43대 1 아이맥스 포맷으로 촬영됐습니다. 1.9대 1 상영관에서 보면 원본의 상당 부분이 잘리고, 일반 2.39대 1 상영관에서 보면 원본의 약 40%를 보지 못하게 됩니다. 영화를 봤다고는 할 수 있지만, 감독이 설계한 화면을 온전히 경험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떤 형식으로 보든 이야기 자체는 동일하지만, 그 차이를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건 다릅니다.


Q. 아이맥스 70mm 필름 상영관이 한국에 없는 이유가 뭔가요?

A. 아이맥스 필름 영사기는 설치 비용이 매우 높고 유지 관리도 까다롭습니다. 아이맥스 측 입장에서는 디지털 장비로도 같은 브랜드 프리미엄을 유지할 수 있는데 굳이 필름 영사기를 보급할 유인이 없습니다. 이는 CGV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맥스 브랜드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입니다. 현재 70mm 필름 상영관은 전 세계에 약 40여 곳뿐이며, 아시아에는 단 한 곳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Q. 크리스토퍼 놀란은 왜 아이맥스 필름에 그렇게 집착하나요?

A. 화질 수치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1.43대 1 화면비가 관객의 시야를 초과하는 순간, 뇌는 그 화면을 액자가 아닌 공간으로 인식하기 시작합니다. 놀란은 이 인식의 전환, 즉 영화관 좌석에 앉아서도 그 장소에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크나이트에서 일부 장면을 아이맥스로 찍기 시작해 오디세이에서 전 장면 아이맥스 촬영이라는 사상 초유의 결과로 이어진 것도 그 맥락입니다.


결론

저는 영화가 위대하다고 생각해 온 이유가 민주성이었습니다. 성당까지 걸어가야 볼 수 있는 제단화와 달리, 영화는 누구나 동네 극장에서 같은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평등함이 영화를 다른 예술과 다르게 만들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오디세이는 제가 좋아했던 그 영화의 정반대 방향에 있습니다. 원본을 보려면 비행기를 타야 합니다. 아우라의 부활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솔직히 저는 그게 순수한 예술적 진보인지 아니면 후퇴인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습니다.

저도 용산 오디세이 아이맥스 예매에 실패했습니다. 그 사실이 말해주는 게 있습니다. 한국 관객에게 이타카는 용산 하나뿐이고, 그 하나조차 70mm 필름이 아닌 디지털 변환본입니다. 그럼에도 오디세이를 보러 가실 예정이라면, 가능한 한 용산을 택하시길 권합니다. 영화가 어떤 규격으로 설계됐는지를 알고 봐야 무엇을 온전히 경험했는지, 무엇을 놓쳤는지를 스스로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epR8CH93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