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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도 위에서 춤추는 여자|할머니가 쓰고 싶었던 소설은 누구의 이야기가 되나

빅머니포유 2026. 10. 11. 12:29

<파도 위에서 춤추는 여자>를 보기 전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소개를 읽고 정리한 질문이다. 다큐멘터리의 실제 장면과 가족의 마음을 대신 증언하지 않는다.

할머니가 쓰고 싶었던 소설은 누구의 이야기가 되나

최세담 감독의 외할머니 윤영자는 평생 무속인으로 살며 '파도 위에서 칼춤 추는 여자'라는 소설을 쓰고 싶어 했다. 그러나 소설을 완성하지 못했고, 이제는 그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도 잊었다고 영화제 노트는 전한다. 손녀의 카메라는 쓰이지 못한 책을 대신할 수 있을까. 영화가 가족의 기억을 모아 책의 빈자리를 채우더라도, 할머니가 직접 골랐을 문장과는 다를 것이다.

기록하려는 손녀의 마음을 무조건 미화하거나, 기억이 흐려지는 할머니의 말을 무조건 불신할 이유는 없다. 어느 시기의 말이 현재의 삶을 더 잘 설명하는지 확정하기 어려운 상황 자체가 이 다큐의 중요한 조건일 수 있다. 관객은 완성된 인물 전기보다 서로 다른 시간에 남긴 말들의 간격을 듣게 될지도 모른다.

가족의 기억은 같은 사건을 같은 뜻으로 부르지 않는다

공식 소개에 따르면 요양원과 집을 오가는 할머니의 말, 죽은 자들과의 대화, 할아버지의 소설, 다른 가족의 기억이 겹친다. 무속인의 삶을 '기이한 가족사'로만 소비하면 가족 구성원마다 기억하는 노동과 책임이 지워질 수 있다. 영화에서 누가 질문하고 누가 대답을 중단할 수 있는지, 감독 자신의 위치가 어떻게 드러나는지 살피고 싶다.

다큐멘터리의 카메라가 가까운 사람을 기록할 때 친밀함은 접근 권한이면서도 편집의 부담이다. 이 작품이 할머니의 잃어버린 소설을 '복원했다'고 쉽게 선언하는지, 끝내 다른 사람이 대신 쓸 수 없는 부분을 남기는지가 나의 관람 기준이다. 자료 확인: 2026년 10월 8일. 부산국제영화제 <파도 위에서 춤추는 여자> 프로그램 노트.